아이가 친구들이 놀려도 아무 말도 못 하고 마음이 약해서 자신보다 강한 아이한테는 무엇이든 양보하는 걸 보면 엄마는 속으로 열불이 난다. 경쟁이 치열한 요즘 같은 사회 분위기 속에서는 착한 아이가 바보 취급을 당하는 경우가 많은 데다 이런저런 교육기관에 세 살만 지나도 다니기 때문에 마음이 약한 아이들은 여러 아이들 속에서 상처를 입을 수 있다.
친구들이 놀려도 아무 말도 못 할 정도로 소심한 아이들의 경우, 그 원인을 크게 두 가지로 나누어 보면
첫째, 기질적으로 예민하고 쉽게 불안감을 느끼는 아이들이다. 갓난아이였을 때부터 잘 놀라고, 낯가림이 심했을 것이다. 아동 발달 연구를 보면 새로운 상황을 어려워하는 아이들이 있는데 이런 아이들은 낯선 곳에서 위축되는 모습을 보이고 수줍음이 많다. 조금만 놀라도 심장 박동이 빨라지고 자율신경계가 활성화되는 등 신체적 이상도 나타나는데 이런 경향이 계속될 겨우 자라서도 불안 장애, 우울증, 대인공포증에 걸릴 확률이 높다. 부모는 아이가 기질상 불안함을 보인다면 이런 기질을 인정하고, 낯선 상황으로부터 보호해야 한다. 낯선 장소나 낯선 사람을 만나는 것을 어느 시기까지는 피하고, 충분한 힘을 가질 때까지 친구들과 어울릴 수 있는 교육기관에 보내지 않는 것이 좋다. 사회성을 기른다는 명목으로 소심한 아이를 둔 대부분의 부모들이 유치원이나 어린이집, 학원 등에서 단체 생활을 하게 하는데 이는 아이를 더욱 힘들게 하는 일이며 아이가 가지고 있는 정상적인 적응력마저 잃어버릴 수 있다.
둘째, 자신에 대해 긍정적인 자아상을 갖지 못할 경우 소심한 아이가 될 수 있다. 아이가 보는 데서 부부 싸움을 많이 했거나, 형제들 중 표가 나게 한 아이만 예뻐했거나, 오랫동안 부모와 떨어져 지내는 등 좋지 않은 양육 환경이 원인이다.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아이들은 ‘나는 쓸모없는 아이, 매일 야단만 맞는 아이’라 생각하여 자신감을 키울 수 없고 어려서부터 학습을 강요하며 아이를 다그치는 것도 자신감을 떨어트리는 원인이 된다. 이런 아이에게 적극적인 성격으로 바꾸겠다며 태권도와 같은 격투기를 시키거나, ‘왜 친구들이 놀려도 아무 말도 못 하느냐’라고 혼내는 것은 좋지 않으며 오히려 더 위축시킬 우려가 있다. 이때는 먼저 자주 칭찬을 하고 가급적 야단을 치지 않으면 아이는 서서히 자신에 대해 긍정적인 생각을 갖게 된다. 자신감을 되찾게 되면 간혹 지나칠 만큼 과격하게 자기의 주장을 펴기도 하는데 이것은 자신감을 찾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일시적인 현상이므로 그냥 받아넘기면 된다.
억눌려 있던 자신을 표현하려다 보니 그 강도를 조절하지 못해 과격하게 구는 것이다. 이 때도 부모가 잘 받아 주면서 한 번 정도 주의를 주면 스스로 자제하게 된다. 간혹 과격한 표현이 예의가 없는 것으로 비쳐 아이를 통제하는 부모들도 있는데 예의는 자신감을 찾은 다음에 가르쳐도 늦지 않다. 울면서 친구가 놀렸다며 집에 들어온 아이를 보고 발끈하여 그 아이에게 달려가는 것은 좋지 않다. 친구에게 아이 스스로 “그렇게 놀리면 기분 나빠. 놀리지 마”라고 이야기할 수 있도록 가르쳐야 한다. “네가 그렇게 놀리면 우리 애가 기분 나쁘잖아”라고 부모가 나서서 대신 말하면 아이는 같은 상황에서 계속 부모를 찾게 되고 친구들 역시 부모만 찾는 아이를 더 놀리게 될 뿐이다. 좋은 부모가 되기 위해서는 아이가 스스로 변화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도와주고 인내심을 갖고 기다려야 한다.
심약한 기질의 아이가 자신감을 찾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는 건 사실이지만 마냥 기다릴 수는 없다 친구들은 아이가 준비되지 않은 상황에서도 얼마든지 아이를 놀릴 수 있기 때문에 아이가 놀림을 받고 왔을 경우 대처 요령을 보면 먼저 놀림을 당한 뒤 감정을 아이 스스로 알아차리게 한다. “친구들이 너를 놀리니까 어떤 기분이 들어?”라고 물어보자. 그다음 자신의 기분을 표현하는 방법을 알려 주자. “기분 나쁜 것을 친구들에게 이야기하지 않으면 그 아이들은 네가 기분이 나쁘다는 것을 몰라. 그러니까 아이들이 놀릴 때는 그 아이를 쳐다보면서 ‘그렇게 하면 기분 나빠! 하지 마!’라고 말해야 해.” 하고 말하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가르쳐 주자. 그리고 친구들에게 아이가 기분을 표현하도록 도와준다. 자신을 놀린 친구들에게 직접“그렇게 하면 기분 나빠! 하지 마!”라고 말하게 하자. 부모는 이때 자신감을 가지고 아이가 이야기할 수 있도록 멀리서나마 지켜봐 주는 것이 좋다.
마지막으로 친구들의 반응을 확인시켜 주고 자신감을 갖게 한다. “네가 친구들에게 ‘그렇게 하면 기분 나빠! 하지 마!'라고 하니까 친구들이 미안해하던걸. 잘했어. 다음에도 친구들이 놀리면 그렇게 해야 해.”라며 격려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 또 유치원이나 어린이 집에서 어떤 활동을 할 때 일단은 뒤에서 아이들이 하는 것을 바라보기만 하는 새로운 일 하기를 겁내는 아이들이 있다. “나는 못해” 집에서도 부모가 뭔가 해 보자고 하면 하는 말이다. 자신감이 없는 게 아닌가 걱정하는 경우가 많지만 아이가 때로는 특정 분야의 것만 하려 하고 다른 분야는 시도조차 하지 않으려 한다. 자아상에 심각한 손상을 입고 자신감을 잃은 아이들이 이런 모습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어린 시절 자신감은 부모와의 관계에서 많은 영향을 받는다. 부모가 평소에 못하는 것에 대해 엄하게 꾸짖고 잘하는 것에만 관심을 보였다면 아이는 자연히 무엇이든 잘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가질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시도해 보지 않고 자신이 잘할 수 없을 것 같은 일에 대해서는 “나는 못 해”라고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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