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소변을 가릴 때 아이들은 어른들 머리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한다. 몰래 숨어서 변을 보거나, 기저귀를 찬 상태에서만 변을 보기도 하고, 때로는 너무 참아서 변비에 걸리기도 한다. 기저귀를 채우지 않으면 똥오줌 범벅이 된 옷가지가 수북이 쌓이기도 한다. 혼내기도 하고 엉덩이를 때려도 보고, 수십 번 이야기해도 아이들의 이런 괴상한 버릇은 쉽게 고쳐지지 않는다. 엄마가 이끄는 대로 살았던 아이들은 두 돌이 넘어가면서 자기 조절력을 갖게 된다. 정신적으로는 엄마로부터 조금씩 독립하며 자기주장이 생기고, 신체적으로는 자율신경계가 발달하면서 대소변을 조절할 수 있게 된다. 이때 아이들은 무엇이든 자기 뜻대로 하려 하고, 그렇게 하는 데서 기쁨을 느낀다. 그래서 자기가 할 수 있는 것을 누가 대신해 주면 울며 뒤로 넘어간다.
대소변 가리기 역시 자기 뜻대로 조절하고 싶어 하고 자기 뜻대로 되지 않을 때는 무척 실망하게 된다. 그래서 실수를 하고 울어 버리거나, 다시 실패할 것이 두려워 응가를 참기도 한다. 이때 아이들의 이런 감정을 잘 조절해 주지 않으면 배변훈련이 어려워지고, 정서 발달에도 문제를 가져올 수 있다. 엄마가 결벽증이 있어 아이에게 심하게 배변 훈련을 시킬 경우 예민한 아이는 변비가 생기기도 한다. 배변을 숨어서 하는 것은 아이에게는 변을 떨어트리는 것이 무섭기 때문이다. 이 시기 아이들은 아주 사소한 것에도 겁을 먹고 무서워한다. 몸에서 똥이 나가는 것을 자기 몸의 일부가 떨어져 나가는 것으로 받아들여 배변을 무서워하는 것이다. 똥이 몸 밖으로 나가는 것도 무섭고, 몸에서 조절이 안 되는 상황도 두렵기 때문이다.
이런 아이의 행동은 아이가 발달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정상적인 것이므로 예민하게 반응할 필요가 없다. 실패를 두려워하는 아이의 마음을 이해해 주고 보듬어 주는 것에 더 신경을 써 주자. 아이의 배변 훈련에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면, 문제를 아이 탓으로 돌릴 것이 아니라 평소 배변 문제로 아이를 지나치게 다그친 것은 아닌지, 곰곰이 생각해 보기를 바란다. 좀 더 느긋한 마음을 가지고 아이가 자신에게 주어진 첫 번째 과제를 잘 해내도록 도와주자. 좀 늦어진다고 해서 큰일 나는 것도 아닐뿐더러, 준비됐을 때 자연스럽게 훈련을 시키는 것이 아이 정서 발달에도 좋다.
또 아이의 수면 역시 일련의 발달 과정을 거친다. 신생아 때는 20시간 이상 잠을 잔다. 3개월쯤 되면 밤에 잠을 더 자게 되고 돌이 되면서부터는 성인과 유사한 수면 패턴을 갖게 된다. 잠은 꿈을 꾸면서 자는 렘수면, 꿈을 꾸지 않고 푹 자는 비렘수면으로 나뉜다. 잠을 잘 때는 렘수면과 비렘수면이 반복되는데 후반부로 갈수록 렘수면이 늘어나면서 꿈을 꾸게 된다. 비렘수면에서 렘수면 상태로 바뀔 때 잠시 의식이 깨어나기도 하는데, 어른의 경우 이를 잘 느끼지 못해 약간 뒤척이거나 설핏 잠에서 깼다가 다시 잠이 들곤 한다. 그러나 아이들은 이런 수면 패턴이 익숙하지 않아 잠을 자다가 심하게 뒤척이며 짜증을 부리거나 울고, 잠에서 깨기도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 성장하면서 수면 습관이 바로 잡히니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한밤중, 갑자기 아이가 벌떡 일어나 운다. 무서운 꿈이라도 꾼 것처럼 공포에 떨고 있고, 목적 없이 무언가를 집으려는 행동도 보인다. 아이를 안으니 심장도 쿵쾅쿵쾅 뛰고 식은땀까지 흘린다. 이름을 부르며 흔들어 보지만 아이의 눈동자는 멍한 상태이고 부모의 말에도 아무런 반응이 없다. 그러다가 5~15분 정도가 지나면 언제 그랬느냐는 듯 편하게 잠들어 버린다. 다음 날 아침 어젯밤 일에 대해 물어보면 아이는 전혀 기억을 못 한다. 이것이 야경증의 전형적인 증상이다. 야경증이나 몽유병, 잠꼬대 등은 모두 비렘수면에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꿈을 꾸는 동안, 렘수면에서는 그런 현상이 나타나지 않는다. 그래서 야경증은 악몽을 꿔서 잠에서 깨는 것과는 다르다. 악몽인 경우는 부모가 옆에서 토닥거려 주면 곧 다시 잠들고 공포의 정도가 야경증만큼 심하지 않다. 또 악몽은 아이가 밤에 일어난 일을 어느 정도는 기억하지만 야경증은 그렇지 않다. 4~12세 사이가 야경증을 보이는 시기이고, 그 연령대 아이들의 1~3%가 경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추신경계의 발달이 미숙한 아이에게서 생기는 것으로 초등학교 고학년으로 갈수록 점차 사라진다. 발작이나 경기, 간질과 아무 관련이 없고, 그로 인해 정서나 성격 면에서 문제가 생기지도 않으므로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몽유병은 5~12세 아이들 중 15%가 겪는 흔한 증세로 나이가 들면서 점차 사라져 성인의 경우에는 0.5%가 몽유병 증상을 보인다. 몽유병이 성인에게는 심각한 정신 질환이 될 수 있지만 아이의 경우에는 발달 과정에서 나타나는 흔한 증세로 볼 수 있는 것이다. 정서적으로 문제가 있어서 몽유병이 나타나는 것도 아니고, 몽유병으로 인해 성격에 문제가 생기는 것도 아니다. 사춘기 이전에 자연스럽게 사라지니 크게 우려하지 말고, 아이가 일어나서 움직이는 환경을 안정하게 만들어 주자. 아이가 걸어 다니는 곳 주위에는 장난감이나 가구를 놓지 않는 것이 좋다. 잠꼬대는 비렘수면에서 렘수면으로 바뀌는 각성 상태에서 나타나는 현상으로, 아이가 깨어 있는 것이 아니다. 잠에 취해 아무 생각 없이 하는 행동이라는 것이다. 이런 경우 대부분의 엄마는 아이의 잠꼬대를 실생활과 연관 지어 심각하게 고민을 한다.‘안 돼!’,‘그만해’,‘내려와’와 같은 강한 말을 반복할 때는 아이에게 스트레스가 될 만한 일이 있었는지 걱정하게 된다. 하지만 잠꼬대는 아이의 평소 생활이 담겨 있다고 할 수는 없다. 3~10세 아이들의 반 정도가 1년에 한 번 정도 잠꼬대를 한다고 한다. 그러므로 그 정도가 심하지 않다면 발달 과정 중에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일 뿐이다. 그러나 잠꼬대가 너무 자주 나타나거나, 중얼거리는 수준이 아니라 소리를 지르고 손발을 휘젓는 행동을 보인다면 다른 문제가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 수면의 질이 좋지 않거나 불안 장애로 악몽을 꾸는 등 특정한 원인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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