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장소에 가거나 모임에 에너지가 넘치는 아이들을 데리고 나가면, 이리저리 나대는 아이들 때문에 신경이 곤두서곤 할 것이다. 식당에선 한순간도 가만 앉아 있지 못하고 극장이나 전시회장 같은 곳에서도 마찬가지이다. 개구쟁이 짓을 할 미운 네 살이라면 더 그렇다. 아이는 어떻게든 하려고 하고, 엄마는 하지 말라고 말리고……. 엄마와 아이 사이에 실랑이가 끊이지 않는다. 실랑이에 지친 엄마는 아이가 너무 산만한 건 아닌지 고민을 하게 된다. 그러나 아이의 모든 행동에는 이유가 있다. 행동 자체를 탓하지 말고 무엇이 아이를 산만하게 만드는지 그 이유를 찾아보자. 집중 시간이 아이가 어릴수록 짧기 때문에 아무것도 안 하고 가만히 있으라고 하면 그것 자체가 고문일 수밖에 없다.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의 수업을 생각해 보면 아이들이 한 가지 활동을 하는 시간은 15~30분 정도이다. 그 시간 안에 활동의 도입, 전개, 결말의 전 과정을 모두 마친다. 그 이상의 시간을 집중하는 것은 아이들 능력 밖의 일이다. 그러니 공공장소에서 아이들이 움직이지 않고 30분을 넘게 있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할 수 있다. 또 아이가 어떤 상황에서 산만함을 보이는지 생각해 보자.
혹시 부모 스스로 점잖게 행동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가지게 되는 곳은 아닌가? 전시회장이나 극장, 예식장 같은 곳 말이다. 그런 곳에서는 부모도 긴장이 되어 아이의 사소한 행동 하나하나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지적을 하게 된다. 어른들도 지키기 힘든 높은 기준을 세우고 아이에게 요구한다면 아이는 산만해질 수밖에 없다. 부모가 주는 과도한 부담을 덜기 위해 아이들은 딴짓을 하기도 한다. 산만하다고 아이를 다그치기 전에 입장을 바꿔 다시 생각해 보기를 권한다. 보통 아이가 산만하다고 하면 ADHD(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를 떠올리는데, 건강한 아이들의 활동적인 모습이 산만하게 비칠 때가 많다. 그러니 너무 예민하게 받아들이지 않아도 된다.
아이의 행동에는 다 이유가 있다. 부모가 그 이유를 찾아내기 위해 노력하고, 아이가 원하는 것을 해 주면 산만한 행동을 줄일 수 있다. 아이가 특정 상황에서 산만한 행동을 보일 경우 그 원인을 찾아보자. 원인을 찾아 아이의 요구를 맞춰 주는 것이 엄마도 아이도 편해지는 지름길이다. 낯선 환경뿐 아니라 익숙한 환경에서도 아이들은 새로운 것을 찾고 새로운 놀이를 창조하는 존재다. 호기심이 많다는 것은 새로운 장소, 상황, 인물에 대해 궁금한 것이 많고 그 궁금증을 해결하려는 의지가 강한 것이다. 하지만 그 궁금증이 어른들이 대답하길 꺼리는 내용이거나, 해결 과정이 어른들이 원하는 방식이 아닐 때가 많아서 갈등이 생기곤 한다. 어른들의 대화 중에 불쑥 질문을 하거나, 처음 보는 물건이 있으면 무조건 손으로 만지기도 한다. 이런 행동이 어른들에게는 산만하게 보인다. 그러나 아이에게는 여러 가지 방법을 시도하고 성공과 실패를 경험하면서 새로운 것을 알아 가는 과정이다. 그 과정을 통해 자신을 둘러싼 세상을 알아 가는 것이다. 그러니 어느 정도의 산만함은 용인해 줄 필요가 있다. 그렇다고 무례한 모습을 그냥 내버려 두라는 것은 아니고 예의에 어긋나는 일에 대해서는 주의를 주어야 한다. 어른들이 대화를 하고 있으면 이야기가 끝나기를 기다렸다가 하고 싶은 말은 하게 하고, 호기심이 가는 물건을 만지고 싶을 때는 만져 봐도 되는지 허락을 받도록 가르쳐야 한다. 또한 아이 입맛에 맞게 음식을 만들어 주되, 밥을 먹을 때는 돌아다니지 말고 식탁에 앉아 먹어야 한다는 것도 알려 줘야 아이가 상황에 맞는 예의범절을 배울 수 있다.
아이의 집중력을 높여 주는 방법은 사람 많은 곳에 데려가지 않는 것이다. 산만한 아이들은 자신의 산만한 행동에 스스로 힘들어한다. 아직 자기 조절력이 부족해, 너무 힘든 데도 불구하고 주변에 자극이 많다 보니 저도 모르게 산만한 행동을 하는 것이다. 이런 아이들에게는 주변 환경을 차분히 만들어 주어야 한다. 산만한 아이들은 시장 같은 곳에 가면 더 산만해질 수 있으니 애초에 안 가는 편이 좋고, 가더라도 아이를 통제할 수 있는 남자 어른과 함께 가는 것이 좋다. 또 집 안을 차분하게 정리한다. 집 안 환경도 중요하다. 항상 텔레비전 소리가 들리는 등 시끄러운 환경에서는 누구라도 산만해지기 쉽다. 아이가 지나치게 호기심을 보일 만한 물건은 애초에 치워 두고, 아이가 머무는 일상적인 공간은 최대한 정리 정돈해 두자. 그리고 아이의 일에 참견하지 않는다. 아이가 뭔가에 집중하고 있을 때는 일단 내버려 두는 것이 좋다. 아이 방이 지저분하더라도 아이가 책 읽기나 놀이에 집중하고 있으면 정리는 다음 기회로 미루자. 한 가지 일에 몰두하고 집중하는 버릇이 생기면 아이의 산만한 행동도 자연스럽게 줄어들게 된다. 또 에너지를 분출할 기회를 주자 산만한 아이들은 대게 에너지가 넘쳐 난다. 그 에너지를 분출하지 못하면 집안에서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말썽을 피우게 된다. 그러므로 밖에서 실컷 뛰어놀거나 운동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자주 만들어 주자. 또 블록 쌓기나 퍼즐 맞추기 등 집중할 수 있는 놀이를 병행하면 산만함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마지막으로 공공장소에 갈 때는 미리 가지고 놀 것을 준비하자. 아이들이 얌전히 있어야 하는 공공장소에 갈 경우에는 그림 도구나 아이가 혼자서 볼 수 있는 책 등 흥미로운 것을 준비해 아이가 차분히 그것을 즐길 수 있도록 하자. 지하철을 타고 가는 동안 종이 접기나 실뜨기를 할 수도 있고, 건물 안에 오래 있어야 하는 경우라면 부모 중 한 명이 잠깐 아이와 밖에 나가 노는 것이 좋다. 종종 아이와 영화나 연극을 보러 갔다가 제대로 보지 못하고 돌아가는 부모를 보게 되는데, 아이와 함께 공공장소에 갈 때에는 아이가 그 시간을 견딜 수 있는 능력이 되는지부터 따져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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