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섯 돌이 지나야 아이의 뇌는 인지적 학습이 가능할 만큼 발달한다. 교육 시기가 앞당겨진 탓에 아무것도 안 하고 있자니 마음이 불안할 수밖에 없지만, 아이의 뇌 발달 과정을 안다면 불안할 필요가 없을뿐더러, 안 시키는 것이 오히려 낫 다고 생각하게 될 것이다. 아이가 뇌가 충분히 발달하지 않은 상황에서 학습지 공부를 하게 되면 단순한 호기심에 처음 몇 번은 풀어 볼지 몰라도, 자기 몸에 맞지 않는 옷을 입었을 때 불편한 것과 마찬가지로 어느 정도 지나면 흥미를 잃고 버거워하게 된다. 또 “오늘은 여기서부터 여기까지 해야 한다” 하며 강압적으로 공부를 시키면 아이는 당연히 거부 반응을 보인다. 부모의 뜻에 억눌려 자기표현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경우나 소심한 아이의 경우, 학습지만 봐도 경기를 일으키는 ‘학습지 증후군’을 보이기도 한다. 정식 병명은 아니나 그만큼 학습지로 아이들의 스트레스가 심각하다는 것이다. 뇌 발달 속도가 아이마다 다르기 때문에 6세가 되었다고 해서 모든 아이들이 비슷한 수준의 학습 능력을 갖추는 것은 아니다. 형제도, 한날한시에 태어난 쌍둥이도 마찬가지다. 옆집 아이한테는 큰 성과를 거둔 교육법이 내 아이에게는 치명적인 독이 될 수도 있다. 아이마다 기질과 발달 정도가 다 다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늘 아이에게 무엇을 시킬지 고민하기 전에 아이의 기질과 발달 과정부터 잘 살펴야 한다.
만일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 아이를 보내고 있다면, 그곳에서 배우는 것을 아이가 잘 따라가는지부터 살펴보자. 또 그것이 자발적으로 따라가는 것인지, 강요에 의해 억지로 끌려가는 것인지도 알아야 한다. 학습이 강요에 의해 계속될 경우, 공부 자체에 대한 흥미를 잃어버려 초등학교에 입학해서 학습을 거부하는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다. 학습을 할 수 있는 능력이 있고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서 하는 교육 프로그램도 무리 없이 따라간다 하더라도, 아이가 학습지 공부를 거부하면 억지로 시켜서는 안 된다. 엄마들에게 학습지를 시키는 이유를 물어보니 ‘그냥 노는 것보다는 나을 것 같아서’라는 대답이 대부분이다. 막연하게 남들 하니까 하는 것이다. ‘남들이 다하니까 한다’는 것은 정말 잘못된 생각이다. 엄마 스스로 학습지 공부를 시키기 전에 아이에게 학습을 시키는 목표가 무엇인지 자문해 볼 필요가 있다. 한글을 술술 읽게 하는 게 목적인지, 어떤 문제에 부딪혔을 때 어렵더라도 해결할 수 있는 자신감을 키우는 것이 목적인지, 사물이나 상황을 잘 이해하도록 하는 것이 목적인지 분명히 해야 한다. 그래야 학습지 공부를 잘 따라가지 못할 때, 그만둘 것인지 살살 달래서 시킬 것인지, 아니면 학습지 말고 다른 방법을 찾을지 판단할 수 있다. 그저 앉아서 문제를 푸는 것이 학습지 공부라면 열에 아홉 아이는 고개를 흔들게 마련이다. 학습지를 그저 들이밀지 말고 엄마가 재미있게 그 내용을 가르쳐 주면 아이가 학습지 공부를 싫어할 확률이 줄어든다. 재미있는 얘기도 아이에게 해 주고, 잘하면 상을 주는 등 공부하는 시간을 엄마와 함께하는 즐거운 놀이 시간으로 만들어 보자. 공부하는 동안 엄마와 좋은 관계를 맺을 수 있으면 아이는 행여 문제를 푸는 것이 지겹더라도 그 즐거움을 위해 참게 된다.
이 시기의 아이들에게는 노는 것이 곧 지능 발달로 연결되니 공부하는 시간을 놀이 시간으로 만들어 줄 자신이 없는 엄마라면 차라리 아이가 하고 싶은 것을 하며 놀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도 나쁘지 않다. 부모가 아이의 인지 교육에 신경을 쓰고 싶고, 아이도 배우고 싶어 한다면 놀이 차원에서 조금씩 학습지 공부를 할 수도 있다.
이때 아이 기질에 맞는 학습지를 선택하면 실패할 확률이 줄어든다.
수줍음이 많은 아이
일주일마다 한 번씩 와서 학습지를 체크해 주는 선생님도 낯설어 할 수 있으므로 온라인 학습지 등을 이용해 엄마가 직접 가르치는 것이 좋다.
활발한 아이
다른 아이와 함께 공부하며 경쟁을 즐길 수 있는 환경을 좋아한다. 따라서 친구들과 함께 공부하는 것이 효과적일 수 있다.
주의가 산만한 아이
학습지 선택만큼이나 공부를 가르치는 선생님의 선택이 중요하다. 미리 선생님에게 아이의 특성을 이야기하고 상의하는 것이 좋다.
엄마와 호흡이 잘 맞는 아이
엄마를 유독 따르는 아이는 방문 선생님이 없는 학습지를 선택해 엄마와 아이가 함께 놀면서 공부하도록 한다.
또 엄마 노릇의 기본 등식처럼 되어 버린 ‘모성=교육’ 세상에서 아이 교육을 등한시한다는 것은 ‘간 큰 엄마’ 나 할 수 있는 일이다. 그런데 아무리 가르쳐도 아이들이 잘 따라 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아무리 어르고 달래도 부모가 원하는 만큼, 부모가 이끄는 대로 따라오지 않는 아이들. 부모 입장에서는 정말 속상할 수밖에 없다. 아이 둘이 놀이터에서 뛰어놀고 있다. 비둘기들이 날아와 계단 위에 앉자, 그것을 본 아이들이 계단을 뛰어오르다 넘어져 울음을 터트린다. 그러자 두 엄마가 헐레벌떡 뛰어온다. “그러게 엄마가 높은 데 올라가지 말라고 했지!” 한 엄마가 아이를 잡더니 엉덩이를 철썩 때리며 혼을 낸다. 엄마에게 맞은 아이는 계속 악을 쓰며 운다. “ 뚝 그쳐, 뚝! 얼른!” 엄마가 윽박지르자 아이는 기가 질려 울음을 삼킵니다. 그런데 다른 한 아이의 엄마는 이와 대조적이다. “괜찮아. 넘어져서 아팠구나. 비둘기를 만져 보고 싶어서 그랬지? 그런데 비둘기가 하늘로 날아가 버렸네. 저기 또 비둘기가 왔다.” 아이가 우는 이유를 자기가 말해 주고, 아이에게 더 이상 울 틈을 주지 않으려는 듯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리는 엄마, 아이는 어느새 울음을 뚝 그치고 이야기한다. “엄마, 비둘기 보러 같이 가자.”이 두 엄마의 차이는 무엇일까요? 아이의 울음을 그치게 하려는 목표는 같았다. 그러나 한 엄마는 “울지 마”라고 하며 억지로 울음을 그치게 했고, 다른 엄마는 아이의 기분을 받아 주면서 울음을 그치게 했다. 울음을 그치기는 했지만 한 아이는 좌절감에 어두운 얼굴을 하고, 다른 한 아이는 비둘기를 향해 눈을 반짝거렸다. 두 아이 모두 얼굴 표정은 정반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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